우리에게는 추억의 놀이로 익숙한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드라마 소재로 등장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물론 40대 이후의 세대에게는 낯선 놀이 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하던 어린 시절의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어떻게 그려졌는지 같이 한 번 살펴보고 싶습니다.
즐거운 놀이 속 아찔한 상황들
어릴 적 즐기던 추억의 놀이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먼저 '딱지치기'는 영화 앞부분에 나오는 게임입니다. 종이로 네모 모양을 만들어서 상대방의 딱지를 쳤을 때 뒤집히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원래 이 게임은 상대방 딱지가 뒤집히면 이긴 사람이 그 딱지를 가져가는 규칙이 있습니다. 물론 돈은 아니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뭔가 이긴 것에 대한 쾌감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이기면 돈을 받고 지면 맞는, 돈에 노예가 되게 만드는 수단으로 쓰였습니다. 두 번째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술래가 눈을 가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외치는 동안 나머지 아이들이 술래 쪽으로 달려오다가 술래가 뒤돌아 볼 때 움직임이 없어야 하는 게임입니다. 움직여서 걸리는 사람은 탈락이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계속 게임을 이어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게임으로 바꾸어서 우리 어릴 적 느꼈던 정감 있는 게임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달고나 뽑기'입니다. 이 게임은 맛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앞에 늘 있었던 추억의 달고나 뽑기입니다. 설탕과 소다를 섞어 녹여서 모양을 만들어 줍니다. 그러면 그걸 깨지 않고 만들어 준 모양대로 떼 내면 선물로 하나 더 주는 게임이지요. 많은 아이들이 성공률이 낮은데도 한 번은 성공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던 게임입니다. 네 번째는 '줄다리기'입니다. 양쪽으로 팀을 나누어서 서로 힘을 모아 잡아당겨서 기준 선을 넘기는 쪽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서로 협심해서 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누구 한 명이라도 힘이 빠지면 모두를 위기에 몰아넣게 되는 게임입니다. 다섯 번째는 '구슬치기'입니다. 동그란 구슬로 상대방의 구슬을 맞추는 게임입니다. 영화에서는 구멍에 구슬을 넣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의 게임으로 나왔습니다. 마지막은 영화 제목과 같은 '오징어 게임'입니다. 여러 도형을 조합해서 오징어 모양을 땅에 그려서 진행이 되는 게임입니다. 네모 모양은 땅을 표현한 것이고 세모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며 동그라미는 하늘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네모부터 점점 치고 올라가 동그라미까지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지요. 그 과정에 서로 방해도 있는 치열한 게임입니다. 이 영화는 이렇게 우리 어릴 적 친근했던 추억의 놀이들이 소재가 되었지만, 그 게임의 속내는 결코 친근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안에는 결국 사람의 욕심과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이 희생되어도 어쩔 수 없다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으스스한 게임이 된 것입니다.
세계가 주목한 인물들
먼저 이정재가 연기한 성기훈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회사에 취직했지만 파업에 동참하게 되어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하고 실직을 당하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러다 사체업자에게 빌린 돈을 다 날리고 쫓기는 신세가 된 인물입니다. 겁 많고 게으르고 한심한 모습들이 마치 우리들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해서 이상하게 정이 가는 인물입니다. 다음으로는 오일남이라는 할아버지입니다. 나이가 가장 많은 참가자이지만 자신이 뇌종양으로 얼마 살지 못한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보입니다. 노장임에도 게임을 즐기는 오일남의 연기와 대사들로 세계의 사람들이 주목했던 인물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새벽이라는 인물입니다. 북한에서 탈북하다가 가족과 헤어져 혼자 탈북에 성공한 인물입니다. 힘든 생활을 이겨 온 인물이어서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같이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발견하고 사람을 점점 믿어가는 인물입니다. 이 드라마는 독특한 소재와 구성, 이야기와 그 안에서 게임 인형처럼 움직이는 인물들로 인해서 세계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한국의 문화를 알린 오징어 게임
드라마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세계 사람들도 드라마 안에 등장하는 우리의 놀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오징어 게임에서 입었던 옷들을 입고 친구들끼리 게임을 즐기는 모습,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게임을 즐기는 모습들이 세계 곳곳에서 매스컴을 타고 우리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낯선 나라의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이렇게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오징어 게임은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한 자랑스러운 작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