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의 기구한 그렇지만 재미있는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너무도 잘 나가는 여자가 사고로 인해 다른 인생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코믹영화입니다. 아가씨가 아줌마로 살게 됐으니 얼마나 황당한 상황인지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입니다.
두 번의 삶을 살게 된 연우
연우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혼자서 씩씩하게 살아온 여자입니다. 열심히 악착같이 살다 보니 승소율이 100%인 능력 있는 변호사의 삶으로 살게 되었고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독신주의자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에 있는 본사로 발령이 나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운이 나쁘게도 연우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순간 그녀의 앞에는 까만 모자를 쓴 어떤 남자가 나타납니다. 그는 사후세계에서 온, 쉽게 말하면 저승사자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연우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해 옵니다. 한 달 만 다른 사람으로 살아준다면 연우를 원래의 삶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우는 이 제안을 마다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눈을 뜬 그곳에서 연우는 깜짝 놀라서 기절할 지경이었습니다. 거울 속의 모습은 원래 자신의 모습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늘어진 티셔츠에 뽀글뽀글 아줌마 파마, 화장기 없는 볼품없는 모습이 전에는 자신이 그렇게 무시하고 경멸했던 능력 없는 아줌마의 전형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아이가 둘이나 되는 아줌마였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이런 자신과 완전 다른 너무나도 다정한 남편인 성환이 있었습니다. 이 남편도 사실은 자기 못지않게 똑똑하고 능력 있는 서울대 법대생으로 미래가 밝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속도위반으로 그만 아이가 먼저 생기는 바람에 다 포기하고 자신과 결혼을 해서 9급 말단 공무원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편 너무나 좋은 사람입니다. 외모도 훌륭하고 스마트하며 무엇보다 아내와 아이들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하고 아끼는 부담스럽도록 좋은 남편이었습니다. 모든 일에 착하고 순하지만 아내를 모욕하는 사람이 있거나 상황이 오면 절대 참지 않는 든든한 남편이기도 합니다.
모르는 사이 성환의 가족에 동화된 연우
새로운 삶의 연우에게는 두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중 딸인 하늘이는 배우 지망생이며 철이 없어서 늘 아빠와 엄마에게 떼를 쓰고 짜증을 많이 내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잘 사는 집 아들인 경훈이 하늘이를 불러내어 나쁜 짓을 저지르려고 합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이를 들키자 본인이 마치 잘못이 없는 것처럼 변화사를 선임하는 등 뻔뻔하게 굴기까지 합니다. 이에 화가 난 연우는 다시 태어나기 전의 자신의 능력을 살려 경훈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전학 그리고 피해보상금을 요구하며 완벽하게 이겼습니다. 하늘이의 엄마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한 것입니다. 늘 본인이 최고이고 자신밖에 모르던 콧대 높은 연우가 그 새 아이들의 엄마로 동화되어 엄마의 모습을 보여 준 것입니다. 또 한 사건이 있습니다. 남편의 회사인 강동구청에서 직원들과 구민들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였습니다. 사람만 좋은 구청장에게 연우는 따끔히 할 말을 해주고 이에 힘입어 우유부단하던 구청장도 자신의 일을 소신 있게 하게 됩니다.
나 아닌 다른 이들을 사랑하게 되는 연우
그런 과정에서 연우는 점점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혼자 씩씩하게 살 때는 자신밖에 믿을 게 없고, 자신의 능력만을 내세우며 살던 사람이었지만 가족의 일원으로 살다 보니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희생하며 서로 위해 주는 삶 속에서 가족의 따뜻함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러던 중 아들 하루가 연우의 유전병을 물려받아 병에 걸리게 됩니다. 때마침 연우의 한 달간의 기한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들 하루 때문에 괴로워하던 연우에게 저승사자가 나타나 연우가 원래의 삶으로 돌가면 하루의 병도 깨끗이 나을 거라고 말해줍니다. 물론 어차피 기한이 끝나 돌아가야 하는 몸이었지만, 자신이 돌아감으로 해서 하루의 병이 나을 거라는 생각에 한편 기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알게 된 연우는 원래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서 아버지와의 추억이 있는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마지막에 보이는 가족사진이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우리는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람 간의 가족 간의 교류가 적어진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가족에 대한 따뜻한 영화는 끝나고도 긴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