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 지금도 그 이름을 들으면 1980년으로 날아가는 기분이 듭니다. 얼마나 설레던 영화였는지 모릅니다. 사실 개봉 당시에 나는 볼 수 없는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본 듯한 영화였습니다. OST를 먼저 접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사춘기 때 보게 된 이 영화는 지금의 청소년들이 느끼기 힘든 설렘과 낭만이 있는 영화입니다. 지금도 전율이 올 만큼 아름다운 사춘기 아이들의 사랑과 성장을 다룬 영화입니다. 여러분을 '깜짝 파티(라붐)'에 초대합니다.
마시멜로 같은 사춘기
라붐은 2편이 먼저 극장에서 상영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1편을 나중에 봤을 때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너무 귀여운 소피마르소에게 흠뻑 빠지게 되었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들만의 파티나 그 나이의 남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들이 나에겐 신선한 장면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40대 후반의 나이라서, 즉 70년 대생들은 누구나 동감하실 거라는 것입니다. 13살의 빅은 파리의 한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그곳 파티에서 마티유를 만나게 되고 서로가 눈이 마주치게 됩니다. 여기서 정말 유명한 장면이 나옵니다. 파티장에는 신나는 디스코 음악이 넘쳐났고, 마티유는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빅의 귀에 씌워줍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짜릿한 장면입니다. 모두가 방방 뛰고 있는 한 복판에서 자신은 유일하게 사랑의 음악을 잔잔하게 듣고 있는 장면. 이 장면은 여러 곳에서도 패러디되기도 하고 음악 또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곡입니다. 그래서 우리 어릴 때는 소피마르소 사진이 있는 책받침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학생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설레는 아이들의 만남과 서로 좋아하지만 어떻게 대하고 다가갈지 모르는 순수한 모습들이 이 영화 전반에 걸쳐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빅은 연애상담을 할머니와 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어찌 보면 세대를 넘어 '사랑'이라는 주제는 서로를 통하게 만드는 언어인 것 같습니다.
패션으로 보는 재미있는 라붐
이 영화는 1980년대에 나온 영화입니다. 때문에 그 시대의 유행하는 모습들이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 재밌습니다. 사실 유행은 돌도 돈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현재 레트로, 뉴트로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처럼 촌스럽다고 치부하던 80년대의 패션이나 물건들이 지금 다르게 해석되어 또 유행하는 것을 보면 이 영화를 요즘의 10대들이 보아도 열광할 만한 요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청 패션, 오버핏의 셔츠, 칼 단발, 히피펌 같은 풍성한 머리, 귀를 다 가리는 헤드폰, 예전 감성의 음악 등 지금의 아이들이 보더라도 흠뻑 빠질 수 있는 것들이 곳곳에 아주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다시 보는 저도 왠지 영화 안의 패션을 다시 따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련돼 보이는 건 신기할 정도입니다. 가끔 예전에 엄마가 갖고 있던 그 옷들을 버리지 말고 물려받을 걸 하는 후회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습니다. 물론 요즘 아이들에게는 감성이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헤어지면 마음은 아프겠지만 요즘은 워낙 사랑도 이별도 빠르게 진행되고 예전만큼 속앓이를 하지는 않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아주 쿨하게 사랑하고 서로 맞지 않으면 쿨하게 헤어지고 후에는 친구처럼 지내는 것을 보면 다른 면에서는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예전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 감상해 보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글을 쓰다 보니 OST가 귀에 맴도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주인공 소피마르소
영화에는 남자 주인공도 있지만, 소피마르소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배우였기 때문입니다. 보통 프랑스 영화는 지루하다는 틀이 있습니다. 사실 그렇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지루함을 모두 잊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소피마르소의 존재감이었던 갓 같습니다. 이후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사랑을 받았던지 비누 광고모델로 얼굴을 비추기도 했었습니다. 지금도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물론 나이는 들었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모습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